아름다운 이야기들

감동, 감동 ( 펌 )

그리운 오공 2018. 8. 15. 19:09



저는 서울의 모 여자 상업 고등학교에  2학년에 재학중인 여고생입니다.


중학교 3학년때 아빠가 사고로 돌아가신 후....

가정형편 때문에 어쩔수 없이 상업고등학교를 선택했습니다.


또래친구들이 대부분 대학을 목표로 공부하는데

취업을 준비해야하는 제 처지가 첨엔 너무나 원망스러웠지만

지금은 오히려 어서 빨리 취업해서 힘들게 일하시는 엄마를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엄마는 모 건물에서 청소를 하셨는데 비정규직이 그렇듯

특별한 이유없이 며칠 전에  짤리셨습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며 한숨짓는 엄마를 보고

맘 속으로 많이 울었습니다.


"지윤아....

엄마가 무슨 일을 해서라도 너 배 안 굶길테니 넌 신경쓰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해서 꼭 좋은 직장에 정규직으로 취직해라.....

당장은 이래도 형편 좀 나아지면 엄마가 대학도 꼭 보내주께....."


말씀은 그렇게 하시지만 마냥 공부만 하기에는 집안형편이

너무 어렵다는걸 너무나 잘 압니다.

어떻게던 엄마를 도우고 싶은 마음에 우유배달이라도 하려고

알아봤더니 자전거가 있어야 된다네요.


자전거 살 형편도 안되고 고민하고 있는데.....

때마침 친구동생이 오래된 낡은 자전거를 버린다 길래

무조건 달라고 했습니다.


군데 군데 녹도 쓸고 초라한 자전거....

그래도 마냥 좋았습니다.

어릴적 아빠와 함께 자전거를 타보고 몇년간을 탄 적이 없어

첨엔 타기 힘들었지만

타보니 금새 적응이 되더군요

아침 일찍 우유배달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삼사일쯤 지났을까.....

갑자기 골목길 내리막에서 자전거 브레이크가  안 듣는 겁니다.

급하게 발을 내려 땅을 짚었지만 미끄러지면서

골목가에 세워 둔  빨간색의 스포츠카 옆을 박아버렸습니다.


누가 봐도 비싸보이는 고급의 외제 스포츠카....

너무나 겁이 났습니다....


새벽이였지만 사람들이 꽤 몰려 왔습니다.

"와~저차 일억도 넘는건데.....

저거 어째"......누군가의 저 말이 제 귓가를 스쳤습니다.


일억이 넘는건데.....일억이 넘는건데.....

무릅에 피도 나고 발목도 다쳤지만 하나도 아프지 않았습니다.


"야 뭐야....우씨!"

근처 편이점에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달려왔습니다.


"내차.....이거 다긁었네,

야.....너 어떡할꺼야? 이거"

큰소리로 다그치는데 저는 그만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정말  죄 ....죄송해요....자전거가....

갑자기 브레이크가 안들어서...."


"야  시끄럽고...지금 바쁘니까 핸드폰 내놔..."

"저....핸드폰이 없어요..."

저는 정말 태어나서 단 한번도 핸드폰을 가진 적이 없습니다...


"거짓말 아냐?"

그럼 엄마 번호라도 불러봐....그리고 너 이름 뭐야?"


"010-000-0**0

제 이름은 ...정...지...윤...요"

그 사람은 짜증스럽게 핸드폰을 두드렸습니다.


"정지윤학생 엄만가요?"

"예 그런데요?"


그 젊은 남자는 엄마의 대답을 듣자마자

바로 핸드폰을 끊어버리고 말했습니다.


"야 내가 지금 워낙 바빠서 가는데....

내일 저녁에 올테니까 기다려....

니가 긁은거 지금 잘 확인해둬

나중에 딴말 말고....

이차 비싼거니까  엄마한테 돈 많이 들꺼라 미리 말하고...."


그날저녁....

엄마에게 사실대로 말했습니다

그리고 둘이서 부둥켜안고 얼마나 울었는지....

서로 말을 안했지만 가난이 서러워 울고

아무것도 할수 없는 막막함에 울었습니다.


다음날 학교도 못 갔습니다.

어제 사고로 퉁퉁 부어오른 발목 때문에 일어설수도 없었고

그보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엄마가 병원에라도 가보자며 제촉하셨지만 그마저도 갈수없었습니다.

엄마와 그날은 하루종일 방에서 조마조마하며 전화만 기다렸습니다.


어떤식으로든 이 상황이 빨리 마무리 됐으면 좋겠는데....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먹었는데도 배가 고프지 않습니다.

저녁 6시가 지나고 7시가 지나고....

너무나 초조 했습니다.

엄마는 차라리 먼저 전화를 걸어서 사정해보자고 합니다.


돈많은 사람인데 혹시나 그냥  넘어가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일부러 먼저 전화 걸 필요없다며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고 했습니다.


바로 그 순간...제 기대와 달리 엄마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전화로 집주소를 불러주고 나서 한 십분쯤후.....

어제 그 이십대 초반의 젊은 남자와 첨보는 오십대 아저씨가

우리 방으로 들오셨습니다.


"아이고 방이 마이 좁네요....두식군교?"


들어서면서 내뱉는 오십대 아저씨의 진한 경상도 사투리가

왜 그리 무서운지......


"네.....정말...너무 죄송합니다...."

엄마가 고개를 숙이며 말을 하자


"아입니더....좀 앉아도 되지예"

하며 방 한쪽에 앉으시는 오십대 아저씨...


저를 쳐다보시면서

"니 개안나?" 발목보이 마이붓네.....

병원은 갔나....우짜노"


저는 그저 말없이 고개만 숙이고 그 아저씨의 처분만을 기다렸습니다.

심장이 얼마나 빨리 뛰는지....

앉아있는데도 호흡이 가파왔습니다.


"아줌마요....임마가 네 아들인데 아가 철이 없는기라요...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데이"

아저씨의 뜻밖의 말에  엄마와 저는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사고났다케가 블랙박스 봤디만

임마가 지차 긁힌것만 보고  사람 다친거는 생각도 안하더마요....

이가 인간입니까..."


뜻밖의 상황이라  커피를 준비하던 엄마도 저도 어쩔줄 모르고 있는데...


"진짜 다시한번 진심으로 죄송합니데이....

학생이 마이 안 놀랐나 모르겠네예..."


엄마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사실은 저희 애가 가만히 서 있는 차를 박은거래요....바싼차라던데....


어떻게 해야 되나요....

보시다시피  형편이 이 모양이라..."


"아이고마 괜찮심더.....

그냥  사과하러 온 깁니더....

아들이라고  하나있는기 이모양이네예...."


그리고 그 젊은 남자 등짝을 치며 "야 이자슥아 니 어서 사과해라.....

어여 동생한테도 사과하고...."

그리곤  저희 엄마를 보고 말씀하셨습니다.

"참 부럽심더....딸래미 잘나 났네예

저래 어린 아가  우유배달도 다 하고...."


그 오십대 아저씨는 그날 저를 병원에도 데려다 주셨습니다.

"야야....니는 발목에 금이 갔다는데 어째 그래 참았노....

마이 아팠째?

병원비 내가  다냈으께  치료 잘 받고 집에 조심해 가래이"


그리고 며칠이 지나.....

우리집으로 편지와 함께 새 자전거가 한대 배달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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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우리 아들때메 많이 놀랬쩨?

아가 원래 착했는데 영어 배우라꼬 쪼매날때부터 외국에 보냈났디

지 뿌이 모르는 기라....

지 주제도 모르고 돈도 한푼 안벌어본 어린놈이

지 엄마 졸라가 비싼차나 타고 겉멋만 부릴줄 알고......

그래도 이번에 어린학생이 엄마하고 그래 어럽게 살민서

새벽부터 우유배달하는거 보고 지도 마이 느꼈다카더라....


말들어보이 욱해가 소리부터 질렀는데 지나고보이

학생 다친지 안다친지 못 살핀기 미안했다 카더라고....

우쨌던 간에 마   학생도 크게 안다쳐가 다행이고

우리아도 느낀게 있어가 다행이고 다 잘된기라......


앞으로도 공부열심히 하고 차나 자전거나 브래끼가 생명인기라....

아저씨가 대견해가 주는 선물이니까 조심해서 살살 잘 타고 다니래이....

비싼거 아이니까 부담갖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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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우리 그냥 죽을래?"

수리비 줄 형편안되잖아....

많이 달라면 차라리 아빠곁으로 가자"

그날 엄마와 저는 자살까지도 생각했었는데.....


그 경상도 아저씨는 자신이 우리 두 생명을 살린 걸 아실까요?

누군가에겐 얼마 안되는 돈이

누군가에겐 삶의 전부 일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제 성공을 해야할 이유가 또 하나 생겼습니다...

꼭 성공해서...

그 아저씨를 찾아가 감사하다고, 꼬옥 앉아드릴겁니다......


"니가 참말로 그때 그 학생이가....

아이고 대견테이...."


그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대견하단 말....

정말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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