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 등소평

아프리카 분쟁의 역사를 보다보면 말이지.(펌)

그리운 오공 2012. 1. 7. 15:10

아프리카 국경은 다 반듯반듯하다. 미국이랑 캐나다 국경을 보면 직선 좌악 그여진 것 처럼. 어쩌면 저렇게도 반듯한 국경이 생길 수 있을까? 한국은 심지어 도 경계도 반듯하지 못한데 말이지. 국가란 자연스럽게 민족과 종교, 문화, 역사에 의해서 생겨나는 것이라는게 민족주의적 국가관의 일반론이라면 과연 저 아프리카에는 국경이 생기고 사람이 생겼단 말인가?

사실 아프리카의 국가들을 보면 uni-nation state 이 거의 없다.(Marx Weber의 국가론에 따르면 nation의 개념은 민족과 역사, 언어를 포함한 국가, 또는 정부 개념이지만 state는 민족이나 역사, 언어를 제외한 단순한 법적 정부 개념을 말한다. 당연히 M. Weber의 설명에 따르면 state는 nation의 하위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uni-nation state는 단일한 민족으로 이루어진 한국이나 일본과 같은 나라를 말하는 것이고 미국처럼 아에 민족적인 뿌리를 찾아 볼 수 없는 나라는 multi-nation state의 부류에 들어간다고 하겠다.) 나이지리아의 경우를 보면 250개가 넘는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는 multi-nation state이다.(참조:http://en.wikipedia.org/wiki/Nigeria) 하지만 이는 비단 나이지리아의 경우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아프리카 국가들의 상황이 이렇다. 국가의 역사가 오래된 아시아 나라들을 보면 국가들은 민족적인 정통성을 가지고 대대손손 내려오는 것이 보통이지만, 부족 단위의 문명이 발달했던 아프리카 대륙은 영국과 프랑스의 식민지 시대를 거친 후에 두 강대국이 그어놓은 국경에 따라 민족과 언어, 종교에 상관없이 다민족 국가들로 분할되게 되었다. 

다펄의 경우 이런 민족적이고 종교적인 이질감이 무척 크다. 수단의 공식언어는 무슬림이고 국교도 이슬람 교이다.이들 정부의 지원을 받는 이슬람 비밀 단체 Tanjamu al Arabi와

Janjaweed Milita group간의 무력다툼이 다펄에서 일어나는 주된 분쟁의 내용이라 하겠다. 정부가 용인하는 가운데 이슬람 유목민 집단은 Janjaweed들에게 강간, 살해등을 저지르고 있다. 350 만명이 넘는 다펄 주민들은 집을 떠나 대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2차 수단 내전의 양상이 무슬림의 북 수단과 기독교와 애니미스트인 남 수단 사이에서 일어난 것과는 달린 현재 다펄 분쟁은 민족과 종교를 넘어서 자원 다툼까지 겹쳐져 더욱 혼란스러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애초부터 민족적인 영토 다툼이 국제 분쟁의 시초라고 보는 시각에 따르면 이런 부자연스러운 다민족 국가의 탄생 자체가 이런 피흘리는 참혹한 현재를 암시했다고도 볼 수 있다. 영국과 프랑스가 아프리카에서 철수할 때에 일부러 이런식으로 다민족 국가가 되도록 국경을 그었다는 설은 단지 음모설이 아니라 자기들의 이전 식민지가 단결하거나 강성해 지는 것을 막고 모국과의 경제적인 식민 관계를 계속 유지하려는 경제적인 계산까지 들어있는 철저한 식민지 정책의 연장선이다. 

일본이 한국에서 철수 할 때, 한국이 강성해지지 못하도록 남겨둔 것은 우리의 맥을 끊기 위한 쇠말뚝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이었으며 감히 한국을 여전히 자신들의 식민지로 남겨두려는 시도를 펼치기에는 그들의 힘이 그 당시에는 부족했다. 하지만 영국과 프랑스는 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이요, 그들 식민지의 저항에 따라서 점차적으로 그들의 식민 체제를 철수했다. 그 식민 지배와 식민 지배의 철수가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 비하면 유화적으로 이루어 졌지만 결과적으로 그 식민 체제의 그늘은 현재 아프리카에 끊이지 않는 내전이라는 참혹한 결과를 낳았다. 

과연 이 다펄 분쟁에 대해서 책임감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할까? 프랑스? UN? 혹은 수단 정부? 쌩뚱맞게 미국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중국이 다펄에 석유 자원을 많이 가지고 있으니 입김 센 김에 책임까지 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글쎄... 이런 참혹한 결과에 대해서 책임져야할 주체가 따로 있을까? 원문 기사에 따르면 누군가가 나서서 남쪽 크리스찬 수단인들을 죽이는 북 수단 사람들을 좀 말려달라는 것 같은데.... 이 석유도 많이 난다는 다펄에 이런 민족 분쟁 빌미삼아 개입할 선진국들이 나중에 어떻게 돌변할지는 어쩌면 뻔할 뻔자이다. 이슬람계 중심인 수단 정부가 자기 나라가 다민족 국가임을 인정하지 못하고 민족적인 동질성을 추구하는 것은 편협한 민족주의의 결과라 하겠지만 민족주의는 모든 근대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국가 형성의 기반중 하나라 한다면 이를 그리 문제 삼을 수도 없다. 물론 그렇다고 강간과 살해를 그저 눈뜨고 빤히 쳐다보는 그들의 행태를 정당화 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처음부터 분리되었어야 할 다민족 국가를 한데 묶어두고 분쟁의 씨앗을 심어둔 영국과 프랑스를 인류에게 판도라의 상자를 쥐어준 신에게 비유한다면 너무도 온화한 비유일까? 딱 맞는 비유를 생각해 볼려고 해도 떠오르지가 않으니 이것이 문제다. 

나는 남 수단의 분리를 찬성하지도 반대하지도 않는다. 다만 폭력적인 분쟁이 끝나고 이 이질적인 민족과 종교를 가진 국가에 공존의 씨앗이 싹트는 것을 보고싶을 뿐이다. 분쟁의 씨앗을 심기는 쉬워도 나무의 가지를 치고 둥지를 자르고 뿌리까지 뽑아내고 그 척박한 땅에 평화의 씨앗을 심는것은 항상 어려운 법이다. 

PEACE for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