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 등소평

한국의 슬럿워크(잡년행진) 그대들은 진정한 잡년인가? (펌)

그리운 오공 2012. 5. 1. 19:14

출처 구구네 하우스 | 구구
원문 http://blog.naver.com/agafe114/20133299441

 

얼마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의 슬럿워크가 논란이 되었습니다. 한글로 번역하면 잡년행진이라 합니다. 이는 캐나다의 슬럿워크 벤치마킹으로, 한 캐나다의 한 경찰관의 여성들의 옷차림이 성범죄를 유발한다는 발언에 대한 캐나다 여성들이 일부러 벗고 도심을 활보하는 반대 시위를 했다고 합니다. 이에대해 같은 맥락을 한국에서도 최초로 슬럿워크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지하철 매너손 논란과 연장선상의 끊임없는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일단 이 논란이 남자와 여자를 편가르고 있는 이상, 저의 입장도 중립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입장과는 관계없이 더 나은 슬럿워크(잡년행진)를 위해서라도 불쾌한 심정을 표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가장 아쉬웠던것이 시위 주체와 시위 대상이었습니다. 역시 아직은 우리나라의 시민 운동이 후진적이라고 느꼈습니다. 진정한 시민운동인 이슈 파이터가 선동하고 조직하기 이전에 자발적인 모임으로 시작해 자연스러운 선동이 되는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슬럿워크는 여성운동의 여러 가지 후진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기사에 나오는 사진만 봐도 그사람이 그사람일 정도로 몇 되는 인물이 운동을 주도 한 것으로 느껴집니다. 또 한가지 선글라스와 모자이크 처리, 얼굴을 숨긴채 도심을 활보하는 모습들이 조금은 우습게 느껴졌습니다. 여자의 벗고 다닐 권리의 당당함을 주장하는것 치고 본인들이 당당하지 못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오히려 그것 때문에 더 외설적으로 느껴졌다고 할까요? 캐나다의 슬럿워크 사진과는 전혀 다른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국의 슬럿워크>

 

                               <유럽의 슬럿워크>

 

두 번째로 시위 대상이 불특정 다수의 성도착자들이 아닌 일반 남성들로 향했다는 점입니다. 피켓 문구와 퍼포먼스등은 불특정 다수가 아닌 일반 남성들을 자극하기에 충분 했습니다. 이는 시위를 통한 자기표현이기 보다, 대립과 갈등을 일부러 낳아 싸움을 거는 형상이 되었습니다. 다른 디테일 한것을 떠나 이 두가지 형태의 운동은 적어도 다음 슬럿워크때는 발생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하나 시위운동의 현장만큼이나 더 뜨거웠던 논쟁은 슬럿워크(잡년행진) 자체였습니다. 벗고 다니는 것과 성범죄의 인과관계 논쟁이었습니다. 솔직히 제 개인적인 생각에 캐나다의 결찰관이 망언을 한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충분히 할수있는 생각이지만, 공적인 인터뷰었기 때문에 논란이 되었던것 뿐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성범죄자들의 죄가 가벼워 지는것도 아니고, 성범죄 피해자의 잘못이 있다는것은 아닙니다. 책임관계는 주장할수 없지만 일종의 인과관계는 성립될수 있고, 그만큼 조심하자라는 의미에서는 이해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속담에 견물생심이라고 있습니다. 좋은 물건을 보면 그것을 가지고 싶어 하는 없던 욕망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즉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주의 최소한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고사입니다. (여자를 물건이 비유해서 조금 그렇긴 하지만 표면적인 비유보다는 내용을 이해해 주세요^^) 즉 범죄가 생긴 뒤 피해자에게 왜 조심을 안했냐고 책임을 물을 수 없지만, 조심하라는 권고는 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것은 성범죄에서도 마찬가지라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여성들의 노출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저는 여자가 아니라서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노출이라 함은 동성보다는 이성에게 호감을 나타내는 본능적인 행위라 생각합니다. 나 자신의 만족과 더불어 성적인 어필,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관심까지도 노출을 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즉 슬럿워크에서 주장하는 “여자들이 야한 옷입고 다니던 말던 음융한 눈으로 쳐다보고 꼴리지 마라“는 취지는 또 하나의 폭력을 의미합니다. 여자들이 자신의 몸을 표현하는 행위 만큼이나 그 행위에 대응 해주는 남자들의 시선을 따로 떼어놓고 좋지 않은 것이라 판단하면 무리가 있습니다. 그 둘은 동전의 양면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매우 자연적이 일이고 인류번식의 원리입니다. 다만 현대 사회의 약속과 규범이 그것을 가로막고 있을뿐입니다. 즉 남자들의 시선이 없다면 여자들이 노출할 이유도 사라지는 것이고, 남자들의 시선을 탄압할수도 없는 것입니다. 노출할 자유가 있으면 감상할 자유도 있는것입니다. 그것이 얼마나 노골적이고 행동으로 까지 옮겨지는 가에 대해서 비판하고 처벌을 해야 함이 옳습니다. 다만 이번 진행된 슬럿워크는 그 모든 시선을 죄스러운 것으로 치부해 버려, 오히려 일반남자들에게 불쾌함을 사고, 쓸대없이 논란만 일으키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직 우리나라 사회에 이런 과격한 운동은 긍정적이지 못한 측면이 많은것 같습니다. 벤치마킹의 가장 중요한 점은, 자신의 토양에 맞게 수입하고 조절 하는 것입니다. 그런 부분에서 이번 슬럿워크는 매우 아쉽습니다. 좀더 나은 여성운동을 앞으로 기대 하겠습니다. 진정한 잡년들이 잡년 행진을 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