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노 교수 사태의 진실

[스크랩] 미즈노 씨는 동해 표기가 부당하다고 주장한 적이 없다

그리운 오공 2013. 2. 13. 10:02

 

 

 그 동안 일반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미즈노 씨는 책에서 "동해 명칭은 부당하고 일본해 명칭이 정당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것 또한 사실과 전혀 다르다. 분명히 미즈노 씨가 쓴 책의 35페이지∼46페이지에는 "일본해는 원래 '한국해'였나?"라는 내용이 있으며 그 내용은 한국인의 주장에 대한 비판이다.

 

 

 그러나 그 비판의 내용은 '동해' 표기가 잘못됐다거나 '일본해' 표기를 관철시켜야 한다거나 하는 내용이 아니다. 그의 주장은 '일본해'가 표기가 옳고 '동해' 표기가 잘못했다는 것이 아니다. 그가 지적은 지금 우리가 '동해'라고 부르는 바다가 원래는 '한국해'가 아니었다는 것뿐이다.

 

 '일본해'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우리의 주장 중 하나가 원래 서양 고지도에서는 이 바다를 '동해', '한국해'로 표기했고 그것이 근대에 들어와 '일본해'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미즈노 씨의 주장에 따르면 서양 고지도에서 이 바다의 명칭은 원래 '동해' '일본' '한국해'도 아닌 '중국해'였다는 것이다. 그는 구체적인 서양 고지도의 명칭과 그 연대를 열거해면서 이 바다의 명칭이 중국해 > 한국해, 동해 > 일본해로 바뀌는 과정을 논증하고 있다.

 

 조선일보와 경희대학교가 공동으로 이 바다의 명징을 표기한 서양 고지도를 조사한 결과"중국의 바다"라고 표기한 지도가 일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가 있다. 2002년에 조선일보와 경희대학교, 전쟁기념관이 공동으로 동해 명칭에 관한 전시회를 열었는데, 그 때 배포된 자료를 따르면 영국 국립도서관 소장 고지도 가운데 '중국해' 표기가 있는 고지도가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같은 시기에 '동해'로 표기된 지도는 없다) 같은 조사에 따르면 캐임브리지 대학에 소장된 서양 고지도 59종 가운데 '중국해'로 표기된 고지도가 11종이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미루어 볼 때 미즈노 씨의 주장은 전혀 근거 없는 것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미즈노 씨는 우리가 벌이고 있는 동해 명칭 찾기 운동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것도 아니다. 미즈노 씨는 한국의 동해 명칭 찾기 운동에 대해 "필자는 한국인이 그러한 운동을 전개하는 데 대해서는 논평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말한 뒤 "그러나 운동 과정에서 (책에서 지적한) 오류가 퍼지는 것은 염려스럽다"라고 말하고 있다. 즉 그의 입장은 한국인들이 '일본해'를 '동해'로 부르자는 운동에 대해 간섭할 수는 없으나 그 주장에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주장은 그가 필명으로 쓴 책으로 처음으로 피력한 것도 아니다. 이미 1994 2 1일자 조선일본 독자 투고란에 그가 같은 내용의 투고를 한 바가 있다. 따라서 그가 한국인 몰래 동해 명칭 찾기 운동을 훼방하기 위해 가명으로 책을 썼다는 풍설도 당치 않는 주장이다. 그 내용도 그가 쓴 책의 내용과 거의 같다. 즉 지금 우리가 '동해'로 부르고 있는 바다를 원래 서양 고지도에서는 '중국해'로 불렸다가 17세기에는 '한국해', '동양해', '동해'로 불렸고, 19세기에 들어 '일본해'로 불렸다는 내용이다.

 

  과거에 한국 정부가 미 의회도서관에 소장된 서양 고지도 228(1800년 이전에 발행된 것)을 조사한 결과 103종이 해당 해역의 명칭을 표시한 지도였고, 그 중 66%가 이 바다를 '한국해' '동해'로 표기했고, '일본해' 표기는 14%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던 바 있다.

 그런데 일본 정부가 미 의회도서관에 소장된 고지도를 조사한 결과, 1300년부터 1900년까지 발행된 지도는 1,730종였으며, 해당 해역의 명칭이 표시된 지도는 1,434종였는데, 그 중 '한국해' '동해'로 표기된 지도는 188, '중국해'로 표기된 지도는 22종, '동양해'로 표기된 지도는 20종였는데, '일본해'로 표기된 지도는 1,110종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왜 같은 조사를 하면서 이와 같이 전혀 상반된 결과가 나왔을까? 한국측 조사에서 '동해'나 '한국해' 표기가 많은 것은 '일본해' 표기가 증가한 1800년 이후의 지도를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사 대상이 된 지도가 적은 것으로 보아서 16세기 이전의 지도도 조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측 조사에서 '일본해' 표기가 많은 것은 '일본해' 표기가 압도적으로 증가한 19세기 지도까지 조사대상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그리고 16세기 이전의 지도까지 조사했기 때문에 '중국해'로 표기된 지도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한 마디로 한일 양국 정부는 자기 주장에 유리한 조사 방법을 택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조사 결과는 이 바다가 원래 서양 고지도에서는 '중국해'였다는 미즈노 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것이기도 한다.('일본해' 표기가 정당하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우리가 동해 명칭 찾기에 성과를 거두려면 적어도 "동해는 원래는 한국해" 같은 불확실한 주장보다는, 우리의 주장에 일부 오류가 있더라도 그 오류 때문에 그 주장이 전적으로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니까 흥분할 필요 없이 미즈노 씨의 지적을 검증하며 만약 우리의 주장에 오류가 있다면 그것을 수정해 나가면서 다시 열심히 동해 명칭 찾기 운동을 벌이면 되는 것이다.

 

 자기 잘못을 감추려고 오히려 그 잘못을 지적한 사람을 매도하고 오류가 포함된 주장을 밀어붙인다면 누가 우리의 주장에 귀를 기울려 줄 것인가? 만약 우리가 그러한 태도를 고집한다면 우리는 일본의 역사 왜곡을 비판할 자격을 상실하고 말 것이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무조건 자기만 옳고  너희들은 완전히 잘못됐다는 주장은 듣기에는 후련할지도 모르지만 그러다가는 상대방에게 약점을 잡혀 뒤통수를 맞을 수도 있다우리의 허물을 지적한 미즈노 씨를 매도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나라를 위해 진정 필요한 것은 냉철한 자기 점검과 철저한 자기 성찰이 아닌가.

출처 : 미즈노 교수 사태의 진상을 밝힌다
글쓴이 : 배달부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