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 등소평

EBS 다큐프라임 굿바이 사교육 3부 - 게임의 판을 흔들다 ( 펌 )

그리운 오공 2014. 6. 2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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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학생은 잘하니까 더 많이 시키고, 공부 못하는 학생은 못하니까 더 열심히 시키는 게 우리나라 교육입니다.
그러다보니 결국 지쳐, 더 이상 이 땅에서 기회를 찾기 힘들다 판단한 사람들은 한국을 떠나기도 합니다.
자녀가 도저히 못 견뎌하고 이민가자고 애원한 끝에 대기업 직장까지 그만두고 4년전 아이가 중3일 때 뉴저지로 이민 간 한 가정이 있습니다. 아이는 현재 뉴저지의 고등학교에 다닙니다. 하루 수업시간이 짧다 보니(오후 두시반 수업종료) 지치기도 덜하고 아이가 흥미로워 했던 분야에 자벌적인 노력도 많이 기울입니다. 이 가정도 한국에 있는 동안은 중학교 다니는 애 교육을 대부분 학원수업에 맡겼습니다. 아이가 답답해하고, 부모도 그런 식의 고된 교육(학교에서 학원으로 이어지는 하루 13~14시간의 노동)을 고3때까지 유지해줄 자신이 없었던 터라 이민을 결정한 것입니다. 외국에 나가게 되면 아이가 공부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즐기고, 놀이도 해가며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거 같아서입니다. 이 아이에게 한국에서의 학창시절은 씁쓸한 기억입니다. 그렇다고 현재의 뉴저지 고등학교가 한국보다 수업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수업이 굉장히 깊이있게 파고 들어갑니다. 대신 사교육은 전혀 필요하지 않습니다. 수업 잘듣고 예복습만 철저히 하면 성적관리가 됩니다. 이 가정의 경우는 좋은 예외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단지 외국으로 떠났다고 해서 한국에서 안 보이던 길이 갑자기 나타나진 않습니다. 2009년 기준 1만 8천여명이 조기유학을 갔는데 귀국을 1만 4천여명이 했습니다. 아이비리그 진학 실패도 44%나 됩니다. 자발적으로 원해 간 것이 아닌, 학원이나 부모가 강제로 시켜서 나간 유학은 성공하기 힘듭니다. 결국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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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다큐를 보면 정말 아이 하나 제대로 키우기 힘들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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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가장 좋은 것은 외국으로 떠나지 않고도 이 땅에서 길이 보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기엔 좋은 학벌과 명문대가 여전한 족쇄입니다. 취업이력서를 회사에 내면 서류심사가 먼저인데 지방대보다 서울쪽 대학과 관련 학과 학생을 대기업 등에선 공공연하게 선호하고 있지 않느냐고 대부분의 학생과 부모가 묻습니다. 사회에 나갈 때 학벌이 중요하니까 단지 그 이유로 좋은 대학 가려는거지 내 꿈을 위해 가는건 아니라는 아이도 있습니다. 미래 삶의 질이 학벌로 좌우될거라고 어른도, 아이도 믿습니다.  하지만 현재 각 기업들은 추세적으로 실력, 능력 위주로 인재를 뽑는다고 합니다. 회사내에서도 좋은학벌이 승진 잘하고 연봉 많이 받는건 아니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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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기업들이 학벌을 안보고 능력만으로 인재를 뽑는다니, 전 오늘에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신이 번쩍 드는군요. 이럴 줄 알았으면 저도 삼성전자에 이력서 넣을 걸 그랬습니다. 옛날 일이긴 하지만 저도 회계사 시험 2차 떨어지고 취업 준비할 때 현대자동차, 상공회의소, 국민은행에 원서를 넣은 적이 있습니다. 한군데는 연락왔더군요. e메일로. 지원해주셔서 감사하고 현세에서는 인연이 없는 것 같으니 내세에 다시 보자구요. 나머지는 그런 대꾸 자체도 없었지요. 아! 인정합니다. 제가 저 세군데에서 물 먹은 이유는 제 능력이 모자라서이지 절대 제가 지방대를 다니기 때문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 물론 이젠 추세적으로 능력을 보고 인재를 뽑을 것입니다. 근데 그 능력이 바로 학벌일 뿐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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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많이 해야 미래가 밝다고 어른들은 얘기하는 데 그 밝은 미래가 대체 뭘까요. 부모 희망사항 말고 진짜 내 아이의 꿈을 들여다 본 적 있는 부모님들, 많을까요. 그리고, 아이들도 그 꿈을 잘 찾아가고 있을까요. 고3이 될 학생들에게 원하는 진로를 적어보라고 하니 힘들어합니다. 그나마 결국 써낸 것들이 연봉 많이 받고, 교수같은 직업을 갖고, 주식 투자해 부자가 되는 것 등입니다. 생김새도 다 다른 40여명의 학생들이 꿈꾸는 미래는 좋은 대학, 좋은 직업으로 동일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초등학생 부모님들 상담해보면 엄마가 아이의 미래로 꿈꾸는 것은 의사, 판사, 변호사, 교수, 한의사라고 합니다.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면 여기에  6위 교사, 7위 공무원이 추가됩니다. 꼭 이 직업들을 갖게 하고 싶은게 아니라 부모님 머리로 알 수 있는 좋은 직업은 그거밖에 없어서 그럽니다. 이나라의 많은 아이들은 이 7가지 만들어진 꿈 속에서 왔다갔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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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글에서 적었지만 제 꿈은 저 7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시내버스 운전기사를 제외하면, 정화조 청소회사 CEO가 제 꿈이었습니다. 누구나 싫어할 똥,오줌 치우는 일, 이것이야 말로 궁극의 블루오션 시장이다, 라고 아주 어린 나이의 제가 자체 판단한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전 영재였습니다. 또 하나의 꿈이 있었습니다. 꿈이라기 보단 사업계획이 맞겠습니다. 그건 바로 내가 하기 싫어하는 것은 남들도 하기 싫어할 것이란 가정하에 대리심부름 업체를 차리는 것이었습니다. 심부름 한건 대행해주고 50원, 거리가 멀면 기준에 따라 100원, 혹은 150원, 이런 식으로 단가표도 만들었습니다. -참고로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이었습니다.- 홍보를 해야겠기에 전단지를 만들어 아파트 동 입구마다 다 붙였습니다. 물론 전화번호는 우리집 전화번호였습니다. 전단지 붙이고 들어온지 얼마되지 않아 50원짜리 한건이 계약성사 되는 쾌거도 이뤘었습니다. 신이 나서 심부름 대행해주려 나가려는데 괴물같은 얼굴이 되어 집으로 들어오는 엄마와 마주쳤습니다. 꽤나 구타에 시달렸습니다. 부끄러워서 이 아파트에서 살 수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전 울면서 전단지 다 떼러 다녔습니다. 만약 그때 절 패지 않고 격려해주셨다면, 제가 심부름 나간 사이 전화받는 일이라도 도와주셨다면, 전 지금 큰 부자가, 멋진 기업인이 되어 있었을텐데요. 그 사건 이후 제 머리속에서 창의력은 다 사라져버린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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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명문대 법대를 졸업하고 6년째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몇년째 매달 200만원씩 부모님으로부터 보조를 받고 있는데 그 돈의 대부분은 개인과외를 받는데 쓰여지고 있습니다. 사법고시를 패스한 선생님에게 과외를 받는다고 하네요. 혼자 공부하는게 익숙치 않아 배운다고 합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학원을 안 다닌적이 단 한번도 없다보니 사교육이 습관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사교육 받는게 너무 자연스럽고 안 받으면 되려 불안해합니다. 학교보다 학원 및 과외선생님이 가르쳐주는 게 더 익숙하다고 합니다. 어쨌든 명문대 법대에 들어갔으니 부모의 기쁨과 보람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부모의 도움을 받아야 할까요. 한때 고시촌엔 이런 말이 떠돌았습니다. 마흔 전에만 사법고시 합격하면 투자한 돈 다 회수한다는 말이 그것입니다. 그럼 과연 그만큼 탄탄한 미래가 보장되어 있을까요. 2010년 기준 사법연수생 10명 중 4명이 미취업 상태이며 변호사 평균 수임건수는 월 1.9건입니다. 그리고 변호사 전체 14.4%는 연 평균 매출이 2,400만원 미만입니다. 의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사들의 평균부채가 4억여원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변호사와 의사 수는 향후 10년간 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고 합니다. 부모가 살았던 10년전, 20년전 직업이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의 이상적 직업이 될 수는 없습니다. 남들이 모두 몰려가는 곳은 레드오션일 뿐입니다. 아무도 가지 않는 곳은 블루오션이고 그곳에서는 자기가 하나의 왕국이 될 수도 있습니다. 너도 나도 같은꿈을 꾸다보니 어른들도 경쟁하게 됩니다. 아이를 위해 많은 것들을 희생하는 부모에게도 상처가 있습니다. 하고싶은거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그 돈을 모아 아이 학원비를 내는데 성적이 기대만큼 안나오면 그 좌절감은 더 커집니다. 그리고 애들이 부모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아 속상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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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20대 꽃미남 시절에 회계사 시험이라는 덫에 빠져들어 거의 5년을 허우적거렸습니다. 이 시험 때문에 휴학도 2년이나 추가로 했지요. 20대 최후의 해, 29살에 결국 제 인생의 진로를 바꾸었습니다. 한 해 더 공부해 30대가 되어버리면, 합격하면 괜찮으나 계속 미끄러진다면, 제 인생은 우울한 고시촌 쪽방인생이 될 거 같았습니다. 스스로를 사회의 잉여, 쓰레기로 여기다 폐인이 되어버릴 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공부를 접고 취직을 했습니다. 저는 지금 과거를 결코 후회하지 않습니다. 멋진 짝지와 이쁜 꼬맹이가 있고, 다니는 직장도 있거든요. 현재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다만 소박한 미래는 꿈꾸고 있습니다. 브랜드 좋은 40평대 소형 아파트 한채, 저렴한 외제차 한대, 몇푼 안되겠지만 5억 쯤 되는 예금통장 하나, 정도의 꿈입니다. 아 빠진게 있네요, 겨우 몸이나 뉘일만한 1,000평 정도의 땅. 이정도면 전 더 이상 바라지 않으렵니다. 2,000평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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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덜자고 공부하면 미래 배우자 직업이 바뀐다는 농담이 있습니다. 이런 농담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은 행복할까요. 현재의 고통을 참으면 나중에 행복이 온다는 논리에 다 갇혀 있습니다. 어렸을 때 즐거운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야 행복이란 것을 알고 불행해지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10대 때 고통을 참으면 나중에 행복해질거라고 하는데 지금 행복을 모르는 사람이 평생의 행복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설상가상 고통을 참았는데 그 행복이 안오면 어떡할까요. 여기, 현재의 사교육 시스템을 거부하고 새로운 길을 찾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전현직 유명학원 강사 출신 전문가들이 사교육시장 이면을 철저히 해부해 줍니다. 단체이름도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교육을 받고 엄마 스스로 중심을 잡아도 주위엄마들이 더 불안해 하며 겁주고 위협합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사교육을 줄이니까 아이가 스스로 도서관도 찾고 운동도 하는 모습을 보며 행복해합니다. 이 단체에 나가는 엄마들은 단지 사교육을 줄이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내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고 싶은게 진정한 목표입니다. 어른, 부모들의 생각이 안 바뀌면 아이들 교육 문제는 절대로 안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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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도 비슷한 단체가 있다면 꼬맹이 학교 다니기 시작할 무렵 저도 나갈겁니다. 사교육 받아 지쳐버린 지인이 모습을 볼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사교육을 최소화시켜 애가 조금이라도 여유를 갖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절대, 학원비 아까워서, 그 돈으로 머머머머머 할 수 있는데 식의 얍삽한 생각 때문에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 내 아이를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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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에 한번 독서토론하는 가족이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는 이 가족도 살벌했습니다. 역시 아이들 성적이 문제였지요. 첫 딸은 전교생 400명중 280~90등 정도 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시험기간만 되면 엄마가 몰아붙였다고 합니다. 부모 모두 교사이다보니 더욱 공부못하는 딸을 용납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서 다그치기 시작했습니다. 엄마가 말합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 성적이라는 것은 너무 중요했고 좋은 성적으로 인한 칭찬, 돌아오는 대가가 너무 커서 그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결국 엄마의 등쌀을 못이긴 딸이 가출해버립니다. 이에 충격을 받은 부모는 부모로서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바르게 키우는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하기 시작합니다.남편이 결론을 내립니다. 온 가족이 세계여행을 떠나자구요. 부부 모두 학교에 사표를 내고 세 아이는 자퇴를 한 뒤 600일간 세계여행을 다닙니다. 처음엔 그저 부모도 아이도 불행했던 일상을 벗어나보잔 생각이 다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떠나보니 많은게 보입니다. 안정된 직장, 좋은 진로를 내려놓으면 큰일난다 생각했는데 내려놓고 보니 그간 안보였던 다른 10개 100개의 직업과 진로가 보입니다.여행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스스로의 꿈을 향해 진지하게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습니다. 여행을 하다 보니 결국 학벌이 아니고 실력이 있어야 성공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실력 없이는 아무리 학벌이 좋아도 제대로 살 수 없는 사회를 미리 보고 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두려움이 없어졌다고 합니다. 만약, 살벌하던 그때 아이들 성적이라는 짐을 부모가 내려놓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온 가족이 모여 웃을수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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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 가족이 해외여행에서 보고 온 것 처럼 실력만 있으면 존중받고 경제적으로도 쪼들리지 않고 차별받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에서 정말 그게 가능할까요. 진심으로 질문하고 싶습니다. 정말 그런 멋진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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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아이의 행복한 미래, 그 책임이 가정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학교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미국의 한 학교는 방과 후 학교를 적극 지원합니다. 이 활동이 그들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 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수업을 통해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를 탐색합니다. 고등학교에선 진로지도가 더욱 구체화되고 진로지도 전담 교사도 배치됩니다. 진로와 관련해 각종 수업도 제공되는데 아이들이 원하면 없는 수업도 만들어 줍니다. 예로 나온 고등학교에만 진로관련 수업이 70여개가 있다고 합니다. 학교 교장선생님은 애들이 스스로에게 맞는 역할을 찾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그걸 믿어주고 공감해주고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나머지는 아이들 자신의 노력으로 펄쳐나가는 거라고 합니다. 어른들이 자신의 꿈을 아이들에게 강요할 때 아이와 어른의 불행이 시작되는거 아닐까요. 부모의 눈, 사회적인 가치관으로 아이들을 재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잘 관찰해서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는 훈련을 받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아이에 대한 욕심을 버리면 사교육 걱정이 전혀 안됩니다. 방법은 달라도 부모의 꿈은 하나, 내 아이의 행복입니다. 그런데 부모부터 행복해지는 길을 찾는건 어떨까요. 부모가 행복한 세상에서 아이들도 행복한 꿈을 꿀 수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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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나, 짝지, 꼬맹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사교육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도록 우리 셋, 서로 아끼고 보살피며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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